만경강 100km 길

운장산 발원한 물

고산천 흘러오고

만덕산 발원한 물은

소양천을 흐르다

삼례읍 동편에서

전주천 만나더니

이백리 갈지(之)자 형상

만경강이 되었다

일경(一頃)이 백만이랑

만경(萬頃)은 백억이랑

넓은 들 한가운데를

유유자적 흐르는

만경강 장관일출(萬頃江 壯觀日出)

비비정 일품낙조(飛飛亭 一品落照)

만경강 백킬로 걷기

어찌 아니 갈소냐

이백리 만경강 둑

따라서 걷는 길에

전국의 워크매니아

수십 명이 모였다

을미년 사월이라

초엿새 날인데도

날씨는 한여름이네

몸을 풀고 나선다

하늘의 초승달과

별 빛속 만경강은

몸살로 드러누워서

숨소리도 없구나

만경강 생태공원

공사판 벌어졌네

속살을 모두 드러낸

이 상처가 아물면

강바닥 길바닥도

생기를 되찾아서

길손 들 절로 찾으리

만경강 길 백킬로

발목이 부러지고

쉬~ 할 곳 없더라도

달밤의 모주 한 두잔

어이 아니 마시리

초승달 넘어 가고

별들도 따라 가니

이제는 붉어진 하늘

동녘으로 걷는다

여명의 이 새벽에

용솟음 하는 일출

억겁의 세월 지나도

변한 것이 없는데

오늘의 이 여명은

평정심 찾아 주고

만경강 물안개 일출

새 희망을 주도다

고산의 휴양림 속

막걸리 한 사발에

내년엔 비비정월야(飛飛亭月夜)

읊을 수도 있으리

  ※ 비비정 월야(飛飛亭月夜)

    절벽 위의 고루(高樓)에서 달빛이 비치는 강물을 내려다보고 읊은 서경시

        - 간야시집(艮野詩集) 권1에 수록 -